아일보]
5년 전부터 당뇨병을 앓고 있는 김모 씨(62·여)는 두 달 전 오른쪽 발톱을 깎다가 작은 상처를 냈다. 당뇨병으로 인해 시력이 떨어지고 발의 감각이 무뎌져 상처 난 발에 피가 나는 것을 미처 몰랐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상처가 계속 낫지 않자 김 씨는 한 달 뒤 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염증이 오른발의 뼈까지 번진 심각한 상황이었다. 큰 병원을 다시 찾아간 김 씨는 의료진으로부터 “패혈증을 막기 위해선 무릎 아래 오른발 절단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듣고 말았다.
당류를 많이 섭취하면 만성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이 중 가장 위험한 게 바로 당뇨병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5년 현재 국내 당뇨병 환자는 252만 명에 이르는데, 이는 2010년의 202만 명에서 24.6%나 증가한 수치다. 당뇨병은 인슐린 부족으로 인해 세포에서 포도당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그 결과 혈액 속의 당 성분이 비정상적으로 올라가는 병인데 완치가 불가능하고 각종 합병증을 동반하는 까닭에 평생 관리해야 한다.
당뇨병은 크게 제1형과 제2형으로 나뉜다. 제1형 당뇨병은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의 베타세포가 파괴돼 발생한다. 어린 나이에 많이 생겨 ‘소아당뇨’라 불린다. 제2형 당뇨병은 인슐린이 제대로 작용하지 않아 생기는데, 과한 당분 섭취 및 운동 부족, 과로와 스트레스 등 생활습관에서 기인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당뇨병으로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당뇨병 예방을 위해선 식습관 조절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하루 당분 섭취량을 총칼로리의 10% 이내로 반드시 제한해야 한다. 설탕이나 음료수 등에 들어 있는 단당류는 혈당을 급속히 올리므로 가능한 한 섭취하지 않는다. 규칙적인 운동 역시 필수다.
무엇보다 당뇨병은 합병증 관리가 중요하다. 2015년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의 14.2%(35만6000명)가 망막병증, 백내장 등 눈 관련 합병증을, 13.4%(33만7000명)는 신경병증 동반 합병증을, 5.8%(14만7000명)는 신장 합병증을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협심증, 뇌중풍(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과 당뇨 발 등을 일으킨다.
합병증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사망이나 실명, 사지(四肢) 절단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 실제로 당뇨병 환자의 합병증으로 인한 하지(下肢) 절단은 정상인의 40배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당이 높으면 혈관이나 장기 등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정상인에 비해 세균 감염이 잘 일어나고 가벼운 상처도 잘 낫지 않아 발 등 말단 부위의 궤양이나 괴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 또 당뇨병으로 인해 신장이 제 기능을 못하는 만성신부전이 생길 수 있고 당뇨 망막병증은 시력을 점차 떨어뜨려 심할 경우 실명에 이르게 한다.
합병증 예방을 위해선 적절한 식습관을 통한 혈당 조절뿐 아니라 표준 체중의 유지와 혈압 및 지질(혈중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 관리가 필요하다. 다만 합병증이 나타났을 경우 조기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증상별로 관리법이 다르니 반드시 의료진을 찾아 진료를 받고 처방에 따라야 한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도움말=고려대안암병원, 서울아산병원)